RR의 필름공장

이 포스팅은 네이버 쇼핑 커넥트 활동의 일환으로, 판매 발생 시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영화추천

데드맨 볼까 말까 | 이름을 빌려 준 남자의 108분

명의를 빌려 주던 이만재는 횡령 누명과 자신의 사망 기사를 마주합니다. 조진웅·김희애·이수경이 서로 믿지 못한 채 배후를 쫓는 범죄극을 살펴봅니다.

📋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이름을 빌려 준다는 게 무슨 이야기인가요?
  • •이만재는 왜 죽은 사람이 되나요?
  • •김희애와 이수경은 어떤 역할인가요?

데드맨은 남의 회사에 이름을 빌려 주며 살아온 남자가 하루아침에 죽은 사람이 되어 버리는 범죄극입니다. 이름을 팔던 사람이 자기 이름을 잃는다는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온다면 108분을 써 볼 만하고, 시원한 복수극의 쾌감을 먼저 기대한다면 조금 다른 영화일 수 있습니다. 괴물의 각본에 참여했던 하준원이 직접 쓰고 연출한 첫 장편으로, 2024년 2월 7일에 개봉했습니다. 등급은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은 108분, 누적 관객은 236,304명입니다. 조진웅이 이만재를, 김희애가 정치 컨설턴트 심 여사를, 이수경이 공희주를 연기합니다. 유령 대표와 명의 대여라는 낯선 세계가 궁금한 분께 먼저 권할 만한 영화입니다.


데드맨 포스터, 줄무늬 양복의 조진웅이 멍든 얼굴로 빨간 도장을 쥐고 있다🔍 크게 보기
ⓒ TMDB

이름을 빌려 준다는 게 무슨 이야기인가요?

데드맨이 그리는 세계는 흔히 바지사장이라 부르는 유령 대표의 세계입니다. 실제 주인은 뒤에 숨고, 서류상 대표 자리에 이름만 올려 주는 사람들이 그 대가로 먹고사는 곳입니다. 이만재는 탁월한 계산 능력 하나로 이 바닥에서 가늘고 길게 버텨 온 인물이라, 주먹으로 악당을 쓰러뜨리는 영웅과는 거리가 멉니다. 줄무늬 양복을 입고 이마와 볼에 멍이 든 채 빨간 도장을 쥔 포스터 속 조진웅의 모습도, 이름 하나가 곧 돈이 되는 세계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그러니 화려한 액션 대작을 기대하고 가면 실망할 수 있고, 서류와 도장으로 사람이 팔리는 세계가 궁금하다면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설정이 허투루 만든 것이 아닌 이유는 감독의 준비 과정에 있습니다. 하준원 감독은 명의 대여와 신분 사기를 5년 동안 조사하며 실제로 숨어 지내는 유령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촬영은 2021년 11월에 시작해 2022년 2월에 마쳤고, 촬영은 김동영, 편집은 한미연이 맡았습니다. 팔레트 픽처스와 사람 엔터테인먼트, 웨이브가 제작하고 메가박스 플러스엠이 배급했으며, 개봉일은 설 연휴에 맞춰 잡혔습니다.


이만재는 왜 죽은 사람이 되나요?

큰돈을 한 번에 벌 기회라고 믿었던 일이 함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만재에게 돌아온 것은 1,000억 원 횡령 누명과 자기 이름이 적힌 사망 기사였고,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중국의 사설 감옥으로 끌려갑니다. 바깥세상에서는 이미 죽은 사람으로 처리되었으니, 살아 있지만 죽은 사람이라는 뜻의 제목이 바로 그의 처지를 가리킵니다. 평생 이름을 빌려 주며 살아온 사람이 정작 자기 이름부터 빼앗긴다는 아이러니가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그 뒤로 영화는 죽은 것으로 알려진 그가 돌아와 1,000억짜리 판을 짠 배후를 쫓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빼앗긴 신분과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누가 그를 팔아넘겼는지는 영화를 보며 확인하실 부분입니다. 신분 사기가 어떻게 설계되는지 따라가는 재미를 원한다면 잘 맞지만, 결말에서 시원하게 응징하는 복수극을 미리 기대하고 가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데드맨 스틸, 폐차장에서 검은 코트의 조진웅과 청재킷의 여성이 나란히 서 있다🔍 크게 보기
ⓒ TMDB

김희애와 이수경은 어떤 역할인가요?

김희애는 정치 컨설턴트 심 여사, 심은조를 연기합니다. 사설 감옥에 갇힌 이만재 앞에 나타나 그의 목숨값을 담보로 위험한 제안을 건네는 인물이라, 처음부터 속을 알기 어려운 존재로 등장합니다. 그 제안이 구원이 될지 또 다른 함정이 될지는 영화가 천천히 풀어 가는 부분이니, 김희애의 이름을 보고 고르셨다면 심 여사가 어느 편에 서는지는 극장에서 확인하시는 편이 재미있습니다.


이수경이 맡은 공희주는 이만재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주장하며 나타나는 인물입니다. 서로를 믿을 이유가 없는 세 사람이 1,000억짜리 설계의 배후를 찾기 위해 손을 잡으면서, 이야기는 쫓고 쫓기는 추적으로 넘어갑니다. 조은성이 클럽MD7로, 최수영과 박호산, 김원해, 전무송 등도 함께 출연합니다. 폐차장에서 검은 코트의 조진웅과 청재킷에 선글라스를 쓴 여성이 나란히 선 스틸이나, 회색 코트 차림의 여성이 취재 카메라에 둘러싸인 스틸에서도 이 추적이 어떤 분위기로 흘러가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15세 관람가 108분, 가족과 함께 봐도 될까요?

가족 나들이로 고를 영화는 아닙니다. 사기와 누명, 불법 구금이 이야기의 뼈대를 이루고 있어서, 협박과 폭력이 섞인 긴장을 성인이 감당하는 영화로 생각하시는 편이 맞습니다. 청소년관람불가까지는 아니지만, 가족 코미디처럼 가볍게 웃고 넘기는 15세 영화와도 거리가 멉니다. 초록 조명 아래 누군가의 눈을 크게 비춘 예고 스틸만 봐도 영화가 어두운 긴장 속에서 진행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108분이라는 길이는 밤에 한 편을 끝내기에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야 하는 시리즈도 아니어서, 표를 사기 전에 소재가 맞는지만 정하면 됩니다. 다만 이름이 팔리고 사람이 죽은 것으로 처리되는 이야기라 짧다고 해서 가볍게 볼 영화는 아니니, 무거운 범죄극을 볼 마음의 준비가 된 날에 고르시기를 권합니다.


데드맨 예고 스틸, 초록 조명 아래 눈의 클로즈업과 2월 7일 극장 개봉 문구🔍 크게 보기
ⓒ TMDB

조진웅과 김희애가 나오는데 흥행은 어땠나요?

두 배우의 이름값에 비하면 극장 성적은 조용했습니다.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했지만 관객이 오래 몰리지는 않았고, 극장에서 직접 본 관객의 평가도 높지 않아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이 5.9입니다. 스타가 출연한다고 해서 흥행과 호평이 함께 따라오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소재의 흥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준원 감독의 첫 장편인 만큼 완성도를 거장의 작품처럼 기대하기보다는, 5년의 조사를 거쳐 그려 낸 유령 대표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에 초점을 맞추면 만족할 여지가 커집니다. 평점이 높은 영화만 골라 보는 분이라면 다른 선택이 낫고, 낯선 범죄 소재 자체에 끌리는 분이라면 한 번 볼 만합니다.


데드맨 스틸, 회색 코트의 여성이 취재 카메라에 둘러싸여 서 있다🔍 크게 보기
ⓒ TMDB

결말을 모르고 가도 괜찮을까요?

명의를 빌려 주던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되찾으려 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면 볼 만합니다. 조진웅과 김희애가 서로를 완전히 믿지 못한 채 배후를 쫓는 구도도 관심사입니다. 강한 액션과 명쾌한 응징만 기대한다면 전개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데드맨은 이름이 곧 돈이 되고 사람이 서류 한 장으로 지워지는 세계를 들여다보는 범죄극입니다. 바지사장과 신분 사기라는 낯선 소재, 그리고 서로 믿지 못하는 세 사람이 배후를 쫓는 구도에 흥미를 느끼는 성인 관객이라면 108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통쾌한 복수극이나 가족과 함께 볼 영화, 평단과 관객이 모두 높이 평가한 작품을 찾는 분이라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