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 슈프림을 보고 비슷한 영화를 찾으려 할 때 “탁구”라는 단어부터 붙잡으면 엉뚱한 목록이 나옵니다. 이 영화가 진짜로 그리는 것은 스포츠가 아니라 집착과 야망, 그리고 그 끝에 치러야 하는 값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르는 길도 두 갈래로 나뉩니다. 조쉬 사프디 특유의 조마조마한 긴장이 좋았다면 언컷 젬스로 가면 되고, 마티 마우저처럼 한 가지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인물에게 끌렸다면 위플래쉬와 블랙 스완이 먼저 떠오릅니다. 두 갈래를 모두 담아 다섯 편을 골랐습니다.
둘 다 “최고”라는 말에 자신을 갈아 넣는 젊은이의 이야기입니다. 데이미언 셔젤이 연출하고 마일스 텔러와 J.K. 시먼스가 출연한 위플래쉬는 세계 최고의 재즈 드러머가 되려는 청년이 스스로를 무너뜨려 가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마티 슈프림이 탁구로 던지는 질문을 이 영화는 드럼으로 던집니다.
러닝타임은 107분으로 마티 슈프림보다 짧지만, 보는 동안 숨이 막히는 정도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로튼토마토 94%를 받았고 아카데미에서는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마티 마우저를 만나기 전에 봐도 좋고, 보고 나서 그 여운을 이어 가기에도 잘 맞는 작품입니다.
블랙 스완은 배역 하나를 완벽하게 해내려다 자기 자신을 잃어 가는 집착을 그립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연출하고 나탈리 포트만이 주연한 이 영화에서, 발레리나는 “블랙 스완”에 온전히 녹아들려고 애쓰다 마음이 서서히 무너집니다. 집착이 사람의 안쪽을 조금씩 갉아먹는 흐름이 마티 슈프림과 무척 닮아 있습니다.
탁구대 대신 발레 무대가 놓였을 뿐, 정상에 서는 일이 삶의 전부가 된 사람이 부서져 가는 이야기라는 점은 같습니다. 포트만은 이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로튼토마토 87%, 러닝타임은 108분입니다.
마티 슈프림을 만든 감독의 손버릇을 가장 빨리 익힐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언컷 젬스는 조쉬·베니 사프디 형제가 연출하고 아담 샌들러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한 방을 노리던 뉴욕의 보석상이 도박과 빚에 점점 옭아매이는 이야기인데, 쉴 틈 없는 긴장과 서로 겹쳐 쏟아지는 대사, 얼굴에 바짝 붙은 카메라까지 연출 방식이 마티 슈프림과 거의 판박이입니다.
그래서 조쉬 사프디가 어떤 감독인지 미리 알아 두려면 이보다 나은 선택은 없습니다. 코미디로 익숙했던 아담 샌들러가 처음 보는 사람처럼 낯설게 다가온다는 점도 이 영화를 보는 큰 재미입니다. 로튼토마토 92%, 러닝타임은 135분입니다.
성공을 위해 선을 하나씩 넘는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꽤 가깝습니다. 댄 길로이가 연출하고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한 나이트 크롤러는 LA의 사건 현장을 찍어 방송국에 파는 프리랜서 카메라맨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더 큰 성공을 좇을수록 점점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영화는 “사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마티 슈프림이 붙드는 질문과 같은 자리입니다.
질렌할은 체중을 크게 줄여 Louis Bloom이라는 인물을 만들었고, 이 인물은 집착에 사로잡힌 영화 주인공을 꼽을 때 빠지지 않습니다. 로튼토마토 95%, 러닝타임은 117분입니다. 마티 마우저가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이 영화를 먼저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방향이 반대입니다. 마티 슈프림이 정상을 향해 올라가려는 사람의 이야기라면, 더 레슬러는 이미 정상을 지나온 사람이 한 번 더 그 자리로 돌아가려는 이야기입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연출하고 미키 루크가 주연을 맡았고, 전성기가 지난 프로레슬러가 다시 링에 오르려 합니다.
그럼에도 두 영화는 깊은 곳에서 맞닿아 있습니다. 운동을 삶의 한가운데 놓은 사람이 바로 그 집착 때문에 무너지면서도 끝내 멈추지 못한다는 점이 마티 슈프림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미키 루크는 이 역할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로튼토마토 98%, 러닝타임은 115분입니다.
다섯 편은 모두 집착이 한 사람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를 묻지만, 그 집착이 드러나는 모습은 저마다 다릅니다. 위플래쉬에서는 스승의 폭력으로, 블랙 스완에서는 갈라지는 자아로, 언컷 젬스에서는 도박의 흥분으로, 나이트 크롤러에서는 무너지는 윤리로, 더 레슬러에서는 닳아 버린 몸으로 나타나고, 마티 슈프림은 그것을 탁구에 담았습니다. 그러니 마티 마우저를 보고 나서 마음이 오래 불편했던 분일수록 이 목록이 더 반가울 것이며, 7월 1일 마티 슈프림과 함께 차례로 보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