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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브레드이발소: 셀럽 인 베이커리타운 | 73분 회차 묶음, 아이와 갈까

브레드이발소의 기존 에피소드를 골라 극장용으로 구성한 작품입니다. 익숙한 성우와 캐릭터의 유머, 새로운 장편 모험과 다른 구성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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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73분은 새 모험이 아니라 고른 에피소드일까요?
  • •제목에 셀럽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 •아이에게 보여 줘도 괜찮은 웃음일까요?

아이와 브레드이발소를 이미 TV로 봤다면, 2024년 3월 1일 개봉한 이 극장판이 새 섬으로 떠나는 모험은 아니라는 점부터 알고 가시면 좋습니다. 기존 에피소드 가운데 몇 편을 골라 엮은 첫 극장판으로, 상영 시간은 73분이고 전체관람가입니다. 몬스터스튜디오 대표이기도 한 정지환 감독은 개봉 직전 인터뷰에서, 90분짜리 한 편의 이야기를 준비했지만 회사의 인력과 자금을 모두 넣어야 해서 미루고 극장에 걸 만한 회차를 묶었다고 밝혔습니다. 상영은 롯데시네마 단독으로 열렸고, 최종 관객은 200,628명입니다. 시리즈를 아는 가족에게는 짧고 안전한 외출이 되지만, 캐릭터를 모르는 어른이 혼자 앉으면 빵 마을 셀럽들이 왜 연달아 나오는지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브레드이발소: 셀럽 인 베이커리타운 공식 포스터🔍 크게 보기
ⓒ 롯데엔터테인먼트

73분은 새 모험이 아니라 고른 에피소드일까요?

보통 극장판은 주인공을 새로운 모험으로 데려갑니다. 정지환 감독이 그 길을 택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90분쯤 되는 긴 이야기를 끝까지 재미있고 완성도 있게 만들려면 회사의 인력과 자금을 전부 쏟아야 했고, 감독으로서는 욕심이 났지만 대표로서는 망설여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하고, 극장에 내놓아도 될 만큼 구성이 좋은 에피소드를 골랐습니다. 감독은 이 선택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맞았다고 봤고, 역량이 커지면 한 편으로 이어지는 오리지널 극장판을 만들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73분은 그 다음 작품이 아니라, 지금의 브레드이발소를 극장 화면으로 옮긴 상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길이를 짧게 잡은 이유는 아이들의 집중력에 있습니다. 감독은 시사회에 통영에서 아이 셋을 데리고 온 어머니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상영보다 몇 시간 일찍 서울에 도착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지쳐 있었는데, 막상 영화가 시작되자 잠들지 않고 끝까지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통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73분이라는 길이가 어디를 향하는지는 분명히 보여 줍니다. 목소리도 TV 그대로입니다. 엄상현이 브레드, 박윤희가 윌크, 강시현이 초코, 홍범기가 감자칩을 맡았습니다. 브레드는 이발 솜씨는 타고났지만 사장으로는 서툴고, 윌크는 회사 사랑은 넘치지만 일은 서투릅니다. 초코는 일은 잘하지만 가족 이야기가 아직 그려지지 않았고, 감독은 그 이야기를 시즌 5나 6쯤 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을 아는 아이와 함께라면 반가운 재회가 되고, 처음 보는 어른에게는 인물 소개부터 필요합니다.


브레드이발소 베이커리타운 공식 스틸🔍 크게 보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목에 셀럽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목에 셀럽이 붙은 것도 이 설계와 이어집니다. 감독은 시즌 1을 브레드의 성장, 시즌 2를 윌크의 성장, 시즌 3을 오락에 무게를 둔 시즌으로 나눴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즌 3에는 패러디가 많다는 반응이 있었고, 시간을 더 줄 테니 완성도를 올려 달라는 긴 의견이 감독에게는 아프게 다가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즌 4는 초코의 이야기로 가려고 했고, 그 문을 열기 위해 마카롱과 베이커리타운 셀럽들이 필요했습니다. 감독은 팝콘 감독 캐릭터를 좋아해서 이번에 많이 등장시킬 수 있어 기뻤다고도 했습니다. 즉 포스터를 채운 유명 빵들은 손님 명단이 아니라 초코의 이야기를 열기 위해 모인 인물들입니다.


브레드와 직원들이 있는 이발소 공식 스틸🔍 크게 보기
ⓒ 롯데엔터테인먼트

아이에게 보여 줘도 괜찮은 웃음일까요?

전체관람가가 빈말이 아닌 이유는 감독이 지키는 웃음 규칙에 있습니다. 더럽게 웃기지 않고, 야하게 웃기지 않고, 폭력적으로 웃기지 않는다는 세 가지입니다. 감독은 아이 이야기는 아이코닉스에서 뽀로로와 타요를 작업하며 익혔고, 어른도 따라오는 이야기는 라이엇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애니메이션을 작업하며 배웠다고 밝혔습니다. 빵과 이발소라는 소재는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한국의 디저트 문화가 커진 것을 보고 떠올렸는데, 동물도 로봇도 아니어서 처음에는 무시를 당했다고 합니다. 통장에 500만 원만 남은 채 약 2년을 버텼고, 에피소드 하나에 수정을 50번 가까이 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집 덕분에 거친 농담을 싫어하는 부모에게 이 73분은 믿고 고를 수 있는 선택이 됩니다. 반대로 어른 취향의 센 개그를 기대한다면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윌크의 랩은 어떤 노래일까요?

쇼 미 더 머랭은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을 빵 마을로 옮긴 에피소드입니다. 감독은 랩은 못 하지만 힙합을 좋아한다며, 실수로 늘 구박받는 윌크가 그 마음을 랩으로 풀어내길 바랐다고 했습니다. 힙합이 억울함을 밖으로 내보내며 생겨난 음악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그래서 윌크의 곡은 1등의 승리 연설이 아니라, 열심히 해도 얻지 못하는 날을 향해 세상은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건네는 위로에 가깝습니다. 감독은 윌크에게 출근을 유난히 좋아했던 자신의 20대를 담았다고 웃으며 말했는데, 월요일을 반기는 윌크의 노래가 화제가 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신나는 무대이고, 이 사연을 아는 부모에게는 서툰 직원이 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베이커리타운 셀럽들이 모인 공식 스틸🔍 크게 보기
ⓒ 롯데엔터테인먼트

TV로 본 아이에게도 극장판이 즐거울까요?

개봉 당일 인터뷰에 따르면 프리미어 상영만으로 2월 25일 일일 박스오피스 5위에 올랐고, 개봉 전날에는 예매율 4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극장판의 내용은 TV에서 보던 에피소드를 다시 묶은 것이라, 아이가 이미 아는 장면을 큰 화면에서 다시 만나는 즐거움이 중심입니다. 아이에게 맞춘 길이와 안전한 웃음, 익숙한 에피소드를 묶은 형식은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분명한 장점입니다. 다만 감독이 준비했다가 미뤄 둔 한 편짜리 모험은 이번 극장판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미 캐릭터 이름을 부르는 아이와 가면 잘 맞고, 90분짜리 새 이야기를 기대하거나 캐릭터를 모른 채 혼자 보려는 분께는 맞지 않습니다.


TV 시리즈의 캐릭터와 유머를 좋아한다면 골라 묶은 에피소드를 큰 화면으로 만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한 편으로 이어지는 새 모험을 기대한다면 편집한 상영본이라는 점을 알고 고르면 좋습니다. 현재 제공 여부는 극장과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