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호프(Hope, 2026)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에서 6~7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역대 최대 제작비', '4년 만에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한국 영화'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만큼, 해외 비평가들의 평가는 한마디로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로튼토마토 80%(비평가 40명 기준)라는 안정적인 점수 뒤에는 '역대급 장르 액션'이라는 열광과 '최악의 CGI'라는 혹평이 함께 있습니다.
7월 15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칸 영화제 현지에서 어떤 평가가 나왔는지, Letterboxd 관객과 매체 비평가들이 어디에서 의견이 갈렸는지, 그리고 이 영화가 누구에게 맞고 누구에게 맞지 않는지를 해외 리뷰 원문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 글의 작성 당시 호프의 로튼토마토 지수는 평론 40개 기준 80%, 메타크리틱은 평론 19개 기준 68점이었습니다. 로튼토마토의 80%는 집계된 평론 가운데 긍정 평가의 비율을 뜻하고, 메타크리틱은 평론 점수의 가중 평균입니다.
로튼토마토는 긍정 평가가 60% 이상이면 Fresh로 분류합니다. Certified Fresh는 75% 이상이라는 점수 외에도 리뷰 수와 Top Critics 등 별도 조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80%라는 숫자만으로 인증 여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호프를 호평한 비평가들은 하나같이 나홍진 감독의 액션 설계와 특유의 유머 감각을 꼽았습니다. 장르의 공식을 완전히 비틀면서도 관객의 시선을 끝까지 붙잡는 연출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라는 평가입니다. 실제 인용문을 보겠습니다.
"Despite subpar creature effects and silly stabs at mythology, for about 70% of its hefty runtime, the Korean master's fourth film is among the best | and funniest | action movies you have ever seen."
크리처 효과가 아쉽고 신화적 요소가 어설프지만, 긴 러닝타임의 약 70% 동안은 이 한국 거장의 네 번째 작품이 지금껏 본 액션 영화 가운데 가장 훌륭하고 가장 웃긴 영화로 꼽힐 만하다고 평했습니다. | Variety
"A superbly sustained pedal-to-the-metal experience that's almost dizzying in its bravura."
현기증이 날 만큼 대담하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 영화이고, 그 에너지가 끝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진다고 평했습니다. | The Hollywood Reporter
"A riotous mashup of thrillingly staged and daringly attenuated chase scenes, mordant small-town comedy, and delightfully craptacular C.G.I."
짜릿한 추격 장면과 신랄한 소도시 코미디, 조잡해서 오히려 즐거운 CGI가 마구 뒤섞인 한바탕 소동 같은 영화라고 평했습니다. | Justin Chang, The New Yorker
세 비평가 모두 CGI의 한계는 인정했지만, 그 약점을 덮을 만한 다른 장점이 있다고 봤습니다. Variety는 '러닝타임의 70%가 걸작 수준'이라고 했고, 뉴요커의 Justin Chang은 "CGI가 허접한데 그게 오히려 즐겁다"는 역설적인 찬사를 보냈습니다. Sight & Sound의 John Bleasdale는 "지루한 순간이 한 번도 없고, 액션이 절정에 오를 때마다 폭소가 뒤따른다"고 했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일부러 고른 것이든 예산의 한계였든, 이 영화의 CGI가 오히려 개성의 일부가 되었다는 평가입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비평가들도 있습니다. IndieWire는 크리처의 비주얼을 신랄하게 비판했고, 영국 더 타임스의 비평가는 별 2개(5개 만점)를 주는 데 그쳤습니다.
"Some of the worst creature effects this side of the Syfy Channel or 'The Mummy Returns.'"
Syfy 채널이나 <미이라 리턴즈>에 견줄 만큼 최악에 가까운 크리처 효과라고 혹평했습니다. | IndieWire
"Relentless and repetitive. Despite its scale, Hope never manages to turn its creature feature premise into something truly memorable."
쉼 없이 몰아붙이지만 반복적이고, 규모는 크지만 크리처 영화라는 설정을 끝내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평했습니다. | Ed Potton, The Times (★★/5)
두 비평가가 문제 삼은 것은 '크리처 CGI의 완성도'와 '반복되는 이야기'입니다. 16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비슷한 패턴의 액션이 되풀이되면서, 추격자·황해·곡성에서 보여 준 인물 중심의 심리적 긴장감이 크리처 액션에 묻혔다는 지적입니다.
이 비판은 나홍진 감독의 전작과 나란히 놓고 보면 더 잘 이해됩니다. 곡성이 '무엇이 악인가'를 끝없이 물으며 관객을 심리적으로 조여 왔다면, 호프는 눈에 보이는 위협인 크리처와 맞서는 물리적인 싸움에 훨씬 많은 시간을 씁니다. 이 변화를 '진화'로 볼지 '길을 잃은 것'으로 볼지에서 호불호가 갈립니다.
전문 비평가보다 솔직한 일반 관객의 반응을 보면 호불호가 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Letterboxd 감상평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열광하는 관객: "exhilarating action filmmaking"(황홀한 액션 영화), "gonzo action cinema at its finest"(고삐 풀린 액션 영화의 정점), "genre filmmaking of the highest order"(최고 수준의 장르 연출) 같은 표현이 거듭 나옵니다. 이 관객들은 B급 감성의 CGI까지 포함해 영화 전체를 의도된 경험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실망한 관객: "hours of repetitive, mindless action scenes"(몇 시간 동안 이어지는 반복적이고 생각 없는 액션 장면), "has none of the redeeming qualities of his prior work"(전작들의 미덕이 하나도 없다) 같은 혹평도 적지 않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전작을 좋아했던 관객일수록 실망이 큰 편입니다.
이 영화가 '파트 1'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도 관객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습니다. "속편이 기대된다"며 반긴 관객도 있었고, "결말 없이 끝나서 불만"이라는 관객도 있었습니다. 나홍진 감독이 이 작품을 시리즈로 기획했다는 사실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시게 됩니다.
이런 분께 맞습니다:
| '한국식 크리처 블록버스터'를 처음 경험해 보고 싶은 분
| 이야기의 깊이보다 액션의 밀도와 연출 기술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분
| 나홍진 감독의 전작과 다른 방향을 기대하고 보러 가는 분
| IMAX나 대형 스크린에서 보는 경험 자체를 즐기는 분
| 규모가 큰 액션 오락 영화를 좋아하는 분
이런 분께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추격자·황해·곡성 같은 나홍진 영화를 기대하는 분 (장르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 160분 내내 이야기의 긴장과 인물의 내면을 따라가고 싶은 분
| "CGI가 아쉬우면 몰입이 안 된다"는 분
| 하나로 완결된 이야기를 원하는 분 (파트 1로 끝납니다)
| 나홍진 감독 특유의 심리 공포를 기대하는 분
국내 개봉일은 2026년 7월 15일이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와 같은 날 개봉합니다. IMAX 상영 여부는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러닝타임은 약 160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