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원은 엄마가 해 준 밥을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 숫자를 보게 된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숫자가 0이 되면 엄마가 죽는다는 사실을 안 하민은 엄마를 지키려 집밥을 피합니다. 최우식과 장혜진이 모자를 연기하는 가족 드라마로, 따뜻한 식사에 이별의 두려움을 겹친 설정이 중심입니다.
포스터의 문장을 예쁜 홍보 문구로만 넘기면 영화가 묻는 것을 놓치게 됩니다. 공식 줄거리에 따르면 하민은 엄마가 해 준 밥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알 수 없는 숫자를 보게 되고, 그 숫자는 엄마의 음식을 먹을수록 하나씩 줄어듭니다. 그리고 숫자가 0이 되면 엄마 은실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하민은 엄마를 지키려고 온갖 핑계를 대며 집밥을 피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포스터에서 숫자에 동그라미를 친 이유도 분명합니다. 이 영화는 가족을 따뜻하게 그리겠다는 약속보다, 엄마의 남은 시간을 숫자로 보게 된 아들을 먼저 앞에 세웁니다. 배역은 최우식이 하민, 장혜진이 은실, 공승연이 려은입니다.
새해 첫 온가족 힐링 무비라는 문구는 이 설정을 부드럽게 감싸 줍니다. 하지만 위로를 기대하고 가면 숫자가 줄어드는 설정이 차갑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설정을 먼저 알고 가면 밥상 위의 표정이 단순한 위로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볼지는 예매 전에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104분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기만을 바란다면 영화와 어긋나는 순간이 있을 수 있고, 가족의 시간을 세는 이야기가 부담스럽다면 부엌 장면이 아무리 따뜻해 보여도 그 무게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새해 첫이라는 말 역시 2월 개봉에 맞춰 붙은 홍보 문구입니다.
상영 시간은 104분입니다. 가족이 함께 보기 부담이 큰 길이는 아니지만, 속도감 있는 사건보다 모자의 감정을 따라가는 드라마를 기대하는 편이 좋습니다. 사진에 집 안 장면이 많다고 영화 전체가 그 공간에만 머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등급은 12세이상관람가입니다. 엄마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설정이 있어 가족 영화라는 홍보 문구만으로 가벼운 분위기를 기대하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볼 계획이라면 가족의 상실을 다루는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려할 만합니다.
이 영화의 긴장은 밥상 앞에서 생깁니다. 엄마가 차린 밥을 아들은 먹을 수 없고, 그 이유를 말하는 대신 온갖 핑계를 댑니다. 엄마를 지키려면 엄마의 밥을 거절해야 한다는 아이러니를 같은 식탁에 앉은 최우식과 장혜진이 어떻게 연기하는지가 이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래서 엄마와 아들 사이의 애틋한 가족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께 잘 맞습니다. 12세라 함께 볼 사람을 고르기 쉽고 104분이라 시간 부담도 적으니, 집 안에서 조용히 흘러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편하게 고르셔도 됩니다. 반대로 큰 사건이 이어지는 영화를 기대하신다면 그 잔잔함이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밥상과 부엌이 등장하는 스틸은 모자의 일상적인 관계를 보여 줍니다. 최우식은 엄마의 음식을 거절해야 하는 아들 하민을, 장혜진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엄마 은실을 연기합니다. 공승연은 려은 역입니다. 인물의 마음을 식사 장면에서 어떻게 표현하는지 살펴볼 만합니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습니다. 촬영은 문용군, 편집은 양동엽, 음악은 황현우와 김해원이 맡았습니다. 시각효과 인력의 수나 사진 속 소품만으로 결말과 볼거리의 규모를 추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최우식과 장혜진의 모자 연기, 엄마를 지키려고 집밥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 관심이 있다면 볼 만합니다. 가족과 남은 시간을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어울립니다. 반대로 계속되는 액션과 편안한 웃음만 원한다면 죽음을 전제로 한 설정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