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물고기를 물고 달아나자 개들이 쫓아오고, 사슴 떼가 내달린 뒤 물이 집을 집어삼킵니다. 플로우는 대사 한 줄 없이 이 장면들을 이어 가다가, 돛단배 한 척을 물에 잠긴 도시 위로 띄워 올립니다. 한국에서는 2025년 3월 19일 개봉했고, 러닝타임은 84분, 등급은 전체관람가입니다. 감독은 긴츠 질발로디스이며, 성우 이름으로 고르는 영화가 아닙니다. 한국 누적 관객은 173,558명으로 많지 않았지만, 평론가들의 평가는 무척 좋습니다. 로튼토마토 평론가 점수는 193명 기준 97%입니다. 메타크리틱에서는 31명 기준 87점을 받았습니다. 제97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상도 받았습니다. 등급상 아이와 함께 보는 데 문제는 없지만, 대사 없이 물난리가 이어지는 84분이 아이에게 지루하거나 무서울 수 있다면 예고편부터 먼저 보여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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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없이도 84분 동안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나요?
이 영화에는 대사가 없습니다. 자막을 읽을 일도, 성우의 농담을 따라갈 일도 없습니다. 뉴욕타임스의 한 리뷰는 동물들이 동물답게 움직이기 때문에 기쁠 때와 위험할 때의 감정이 더 강하게 전해진다고 평했습니다. 소리 역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고양이 울음은 사운드 디자이너 Gurwal Coic-Gallas가 키우는 고양이 Miut의 소리이고, 카피바라 소리는 실제의 거친 소리 대신 아기 낙타 소리를 골라 썼으며, 고래에는 음을 낮춘 호랑이 소리를 입혔습니다. 84분 동안 인물을 설명하는 대사가 없으니, 포스터에 함께 앉은 동물들의 얼굴로 등장인물을 미리 익혀 두시면 좋습니다.
검은 고양이, 노란 래브라도, 카피바라, 고리꼬리 여우원숭이, 부리가 노란 커다란 새가 등장합니다. 누가 주인공이냐고 묻는다면 노란 눈의 고양이라고 답하시면 됩니다. 나머지 동물들은 물이 차오르면서 하나둘 배에 오릅니다. 물에 잠긴 건물과 초록 나무 앞의 수면, 물고기 떼 사이를 헤엄치는 고양이, 아치가 늘어선 수로는 스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스터 뒤편의 높은 돌기둥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영화를 끝까지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말이 없어서 더 짧게 느끼는 관객도 있고, 말이 없어서 눈을 뗄 수 없어 더 길게 느끼는 관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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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관람가인데 아이와 함께 봐도 괜찮을까요?
등급은 전체관람가라 나이 때문에 아이가 못 보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화면에서 벌어지는 일은 쫓고 쫓기는 장면, 물에 잠기는 장면, 배 위의 다툼입니다. 고양이가 겁을 먹고, 개가 다가오고, 새가 노려보는데, 말로 달래 주는 장면은 없습니다. 아이가 울다가도 대사를 들으며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함께 볼 아이에게는 동물들이 서로를 해치러 모인 이야기가 아니라, 물이 불어나 한 배에 타게 된 이야기라고 미리 알려 주시면 좋습니다.
84분이라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안에 끝나기는 합니다. 그래도 어두운 수로와 가라앉는 건물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손을 잡아 줄 보호자가 곁에 있는 편이 좋습니다. 코미디 더빙으로 웃음을 주는 가족 애니메이션과는 분위기가 다르지만, 웃음을 넣지 않은 것은 단점이라기보다 이 영화가 고른 방식입니다. 제작은 2019년에 시작해 5년 반이 걸렸고, 스토리보드 없이 카메라로 동물들을 따라가며 만들었다고 합니다. 삭제된 장면도 없습니다. 아이 눈높이에 맞춰 깎아 낸 작품이 아니라, 처음부터 말 없는 모험으로 완성된 84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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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극장에서는 어떤 기록을 세웠나요?
한국에서는 관객 100만 명에 미치지 못했지만, 다른 나라의 기록은 눈에 띕니다. 라트비아에서는 306,000장이 넘는 표가 팔려 그 나라 극장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습니다. 전 세계 흥행 수입은 2025년 6월 기준으로 5,000만 유로(€50 million)를 넘겼습니다. 미국에서는 400만 달러(US$4 million)를 벌어 배급사 야누스 필름의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멕시코에서도 630만 달러(US$6.3 million)를 넘겼습니다.
수상 기록도 화려합니다. 제97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고,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도 올라 라트비아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후보와 수상을 모두 기록했습니다.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상도 받았습니다. 로튼토마토 평론가 점수 97%에, 메타크리틱 점수도 보편적인 호평에 해당하는 구간입니다. 평론가 평가만 보면 최상위권입니다. 다만 대사가 없는 영화라, 입소문으로 영화를 고르는 관객에게는 문턱이 조금 높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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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더로 만든 그림은 어떤 느낌인가요?
플로우는 블렌더를 활용해 만든 애니메이션입니다.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가상 공간에서 카메라와 동물의 움직임을 구성해 물과 배, 건물 사이를 탐색하는 느낌을 만듭니다. 대사로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동물의 행동과 배의 기울기, 수면의 변화가 이야기를 전합니다.
라트비아·프랑스·벨기에가 공동 제작했으며 2024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공개됐습니다. 제작 기간이나 도구 자체보다 동물들이 실제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방식에 주목할 만합니다.
어떤 동물들이 배에 오르나요?
이야기는 어두운 회색 고양이에서 시작합니다. 고양이는 강가에서 개들이 다투던 물고기를 가로채 달아나다가 사슴 떼를 봅니다. 곧 홍수가 밀려오고, 고양이는 버려진 오두막의 고양이 조각상 위로 올라가지만 정수리까지 물이 차오르자 카피바라가 타고 있는 돛단배로 뛰어듭니다. 여기까지가 출발입니다. 여우원숭이는 잡동사니가 담긴 바구니를 들고 배에 오르고, 노란 래브라도도 합류하며, 커다란 새는 무리와 헤어진 뒤 배에 남습니다. 사람 이름이 붙은 출연진이 없으니 동물들은 이름 대신 종으로 부르면 됩니다.
사람이 나오는 드라마처럼 인물 관계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고양이는 물을 무서워하다가 배 위에서 헤엄을 익히고, 카피바라는 큰 덩치로 배의 속도를 늦추며, 여우원숭이는 물건을 모으고, 개는 다가오고, 새는 키를 잡기도 합니다.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쁜지 대사로 알려 주지도 않습니다. 포스터에 다섯 동물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은 홍보용 장면일 뿐, 마지막 화해 장면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반 이후의 돌기둥과 폭풍은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떤 관객에게 잘 맞는 영화인가요?
잘 맞는 분은 분명합니다. 자막 없이 그림만으로 84분을 따라갈 수 있는 분, 동물에게 사람 같은 농담을 시키지 않는 애니메이션이 그리웠던 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로튼토마토 97%의 이유를 직접 확인하고 싶은 분에게 잘 맞습니다. 아이와 함께 보더라도 물에 잠기는 장면에서 곁을 지켜 줄 보호자가 있다면 전체관람가 등급 그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두 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밖에 없는 날에도 84분이면 여유가 있습니다.
맞지 않는 분도 분명합니다. 대사가 있어야 몰입할 수 있는 분, 유명 성우의 이름을 보고 작품을 고르는 분, 홍수가 밀려오는 장면이 아이와 보기에 세다고 느끼는 분에게는 권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본 영화가 아니니, 주변의 입소문을 기다리기보다 직접 찾아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극장 개봉은 2025년 3월 19일이었고 2026년 10월 현재 극장 상영은 이미 끝났으며, 어느 OTT에서 볼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플로우는 대사 없이 동물의 행동과 소리로 관계를 보여 주는 모험입니다. 홍수 속에서 서로 다른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볼 만합니다. 동물에게 사람처럼 농담을 시키는 가족 코미디를 기대하면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같은 감독의 어웨이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